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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동행] 호두 소녀 아현이 "호두 팔아 할아버지 겨울내복 사드리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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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동행] 호두 소녀 아현이 "호두 팔아 할아버지 겨울내복 사드리려야죠"
  • 김은경 기자
  • 승인 2022.09.17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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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 소녀의 가을 동화

 

[KBS 동행] 호두 소녀의 가을 동화

[푸드경제신문 김은경 기자 기자] 오늘(9월 17일 토) 저녁 6시 KBS 1TV ‘동행’에서는 ‘호두 소녀의 가을 동화’ 편이 방송된다.

 

# 호두나무와 아현이

화려한 꽃무늬 일 바지, 일명 ‘몸빼 바지’를 빼입고 춤 연습에 한창인 소녀들이 있다. 16살 아현이와 네 명의 친구들. 소녀들이 의기투합한 건, 지역 전통시장에서 열리는 노래자랑 축제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경북 군위 토박이인 아현이가 이 대회를 손꼽아 기다린 덴, 남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우승 상품. 고장 난 세탁기를 바꿔 살림에 보탬이 되고, 할머니도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서란다. 1살 때부터 조부모님 손에 자란 아현이에게 올해 여든아홉인 할머니는 엄마 같은 존재다. 작년부터 부쩍 기력을 잃으신 데다, 깜박하는 증상도 심해지신 할머니. 게다가 치매를 앓고 거동도 불편하신 아흔넷 할아버지 걱정에 속을 태워 온 아현이다. 그런 아현이가 가을만 되면 기다리는 건, 집 앞 호두나무 세 그루에서 열리는 호두. 일 년 중 꼭 이맘때만 딸 수 있는 귀한 호두에 수확부터 손질까지 정성을 다한다. 두 분이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바라는 마음을 치매 예방에 좋다는 호두죽에 한소끔 담아 끓여내는 아현이다.
 

[KBS 동행] 호두 소녀의 가을 동화
[KBS 동행] 호두 소녀의 가을 동화

# 부모님과 딸에게 면목 없는 아빠

갓 돌이 지난 아현이를 두고 집을 나간 아내와 이혼한 아빠 상환 씨. 전국을 돌아다니며 하는 일용직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쉽지 않았던 아빠는 부모님 손에 어린 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일이 있을 때면 경기도 산업단지에서 일용직을 하고, 여름에만 잠깐 집 근처 청과물 공판장에 일하러 내려오는 아빠. 고정적이지 않은 수입에 나이를 먹을수록 설 자리가 줄어드는 막노동이지만, 생계를 위해선 일터와 집을 오가는 고된 생활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과 함께 지내 온 날보다 일을 좇아 떠돌며 보낸 날들이 더 많은 세월. 딸을 키워주신 부모님께 생활비조차 제대로 못 드리는 불효자라, 아빠는 고개 들기가 어렵다. 더 미안한 건, 아직 중학생인 아현이를 돌봐주지도 못하고 연로한 부모님까지 맡겨야 한다는 사실. 꿈을 위한 뒷바라지는커녕 학원 하나 마음껏 보내주지 못하는 형편에 언제나 미안함만 안고 산다.
 

[KBS 동행] 호두 소녀의 가을 동화
[KBS 동행] 호두 소녀의 가을 동화

# 호두 소녀가 꿈꾸는 가을 동화

밝고 순수한 성격에 친구들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통하는 아현이. 밖에서는 활발하게 친구들과 어울리지만, 집에만 오면 할머니, 할아버지를 챙기고 집안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매일 밤, 할머니, 할아버지 잠자리를 살피며 내일 다시 건강하게 일어나시기를 소망하는 아현이. 기력이 쇠해 직접 심은 호두나무조차 돌보지 못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대신 호두를 수확하고, 직접 전통시장에서 팔기에 나선다. 겨울이면 꽁꽁 얼어붙는 집. 추위에 떠실 할머니, 할아버지의 겨울 내복을 사드리고 싶어서다. 그런 아현이를 든든하게 지지해주는 건, 노래자랑도 함께했던 사총사 친구들. 혼자 감당하기 벅찬 순간마다 아현이를 버티게 해주고 언제든 기댈 수 있는 친구들 덕분에 웃음을 잃지 않는 아현이. 소중한 친구들과 매년 귀한 선물을 내어주는 호두나무 세 그루와 함께하는 가을. 아현인 올해도 동화 같은 가을을 꿈꾼다.

 

KBS1TV ‘동행’은 자활 의지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웃들, 그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함께하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안전망에 대해 점검해 보고, 사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시사 교양 프로그램이다.
 

/사진=KBS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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