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의혹… 성남시 "CCTV에 결정적 장면 없어"

2019-12-02     이주석 기자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해당 청원글은 2일 새벽 삭제된 상태다.

[푸드경제 오가닉라이프신문 이주석 기자] 경기 성남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또래 아동 상습 성추행 의혹과 관련 파문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어린이집 CCTV 영상에 결정적인 장면이 담겨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는 관할 성남시가 2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연다.

해당 의혹은 국비를 지원받아 설립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진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성남시에 따르면 시는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직후부터 진상조사에 들어가 아동보호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해당 어린이집 CCTV 영상을 세 차례 확인했다.

하지만 관련 의혹을 특정할만한 장면을 발견하지 못하면서 2일 경찰, 아동보호 전문기관 등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회의를 갖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어린이집 CCTV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CCTV 영상이 위에서 촬영된 것이어서 아이들의 머리만 보이고 그 아래 부분은 잘 보이지 않아 명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관계기관 회의에서 이 부분도 재차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남 어린이집 성추행 의혹은 피해자 부모라고 밝힌 사람이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진 뒤 파장이 커졌다.

피해자 부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제발 제발 읽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해본 결과 제 딸이 진술했던 장소와 상황 등 모든 정황이 아이의 진술과 똑같이 그대로 찍혀있는 것을 원장, 담임 두 명, CCTV 관리자, 저희 부부가 한자리에 모여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가 아파트 자전거 보관소에서 바지를 올리며 나오는 것을 보고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으면서 관련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가해자 부모, 가해자 아이, 가해자와 동참해 피해자를 둘러싼 3명의 아이들, 아이의 고통을 무시해버리고 무마하려 한 어린이집 원장과 선생을 반드시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인은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글을 올리고 “5세 된 딸 아이가 지난 4일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제게 털어놨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아동들로부터 성추행을 목격하거나 가담했다는 증언을 받았으며, 병원에서 신체 주요 부위에 염증이 생겼다는 소견서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글과 청원글 등은 2일 새벽 삭제된 상태이다. 피해자의 부모는 이날 새벽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게 곧 고소, 고발이 진행될 것 같다. 글을 내리라는 압박에 저도 사람인지라, 맘카페에 올렸던 글은 싹 다 전부 내렸었는데”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